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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문자에 익숙해진 삶, 무감각해져 가는 기후 적응 이틀에 한 번 꼴로 휴대폰에 익숙한 알람이 울린다. “[기상청] 오늘 14시부터 시간당 50mm 이상 강한 비가 예상됩니다. 외출 자제 바랍니다.” 또 며칠 후 "오늘은 강풍주의보가 발효중입니다. 간판 등 부착물 고정, 나갛물 주의, 야외활동 자제 등 안전에 유의 바랍니다."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저 또 하나의 ‘재난 문자’일 뿐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재난 문자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문자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1. 재난 문자가 일상이 된 풍경① 처음엔 두려웠다, 지금은 무감각하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난 문자 하나에 긴장했다. 홍수, 태풍, 폭염, 산불… 어느 날은 학교가 조기 하교하고, 어느 날은 출근길이 통제됐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자주 울린다. 주 3~4회.. 2025. 5. 26.
에코는 트렌드인가 실천인가? 환경 브랜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 ‘에코’,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 이 단어들은 이제 너무도 익숙한 마케팅 언어가 되었다. 우리는 제품을 살 때 포장재를 살펴보고, 재활용 기호를 확인하며, ‘친환경 인증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을 조금 더 믿는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에코 감성’은 과연 실천일까, 아니면 트렌드일까?1. ‘에코’는 왜 이렇게 자주 등장하게 되었을까?①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의 상품화브랜드마다 ‘친환경’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듯한 분위기다. 커피숍은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의류 브랜드는 리사이클 소재를 강조한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환경을 위해 제품을 사지 말라’는 역설적인 캠페인도 벌인다.하지만 나는 종종 그 메시지에 의문이 생긴다. 정말 이 브랜드가 환경을 생각해서.. 2025. 5. 25.
기후위기 뉴스를 볼수록 불안해진 이유, 감정은 어디로 가야 할까 기후위기에 대한 뉴스를 챙겨보는 내가 처음엔 자랑스러웠다. 의식 있는 시민이 된 것 같았고, 세상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뉴스를 본 후의 나는 무력했고, 불안했고, 때로는 무의미했다. ‘지구를 걱정한다’는 고상한 감정 뒤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체념과 피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글은 기후위기 관련 정보를 따라가다, 감정이 무너진 내 이야기다.1. 기후위기 뉴스가 나를 마비시킨 방식① 정보는 많지만, 나는 점점 작아졌다매일 아침, 뉴스 앱에는 ‘사상 최악의 폭염’, ‘해수면 상승 가속’,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위기’ 같은 제목이 떠 있다. 관련 영상은 실감나게 편집되어 있고, 사진은 극단적 현실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런 뉴스가 반복될수록 나는 ‘작아진다’는.. 2025. 5. 24.
비가 오면 더 이상 반갑지 않은 이유, 재난에 갇힌 감정의 기록 어릴 적엔 비가 오면 반가웠다. 우산을 들고 나가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를 밟는 그 감각은 신이 났다. 창밖에 부딪히는 빗소리는 듣기 좋은 배경음악이었고, 비 오는 날의 커피 한 잔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제 나는, 비가 오면 긴장한다. 설레임은 사라졌고, ‘불안’이라는 감정이 비와 함께 쏟아진다. 언제부턴가 비는 더 이상 반갑지 않은 계절이 되었고, 그 감정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는 집단적 긴장일지 모른다.1. '비'가 불러오는 감정은 언제부터 달라졌을까?① 기후 재난 뉴스가 만든 새로운 조건반사장마철이 다가오면 뉴스 속 자막이 먼저 달라진다. “시간당 80mm”, “예상 강수량 300mm 이상”, “하천 범람 위험” 이 숫자들은 이제 일상적인 표현이 되었지만, 사실 이는 몇 년.. 2025.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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